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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제5화 - 처세(處世)의 법칙

【자왈(子曰) 불환인지부기지(不患人之不己知)요, 환부지인야(患不知人也)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남들이 나를 몰라준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하느니라.”) 현대(現代)를 사는 많은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競爭) 속에서 이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認定)을 받는 인물로 우뚝 서,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스로 덕(德)과 능력(能力)을 쌓아 유능한 인물이 됨으로써 자연적으로 남의 인정을 받기보다는, 말의 성찬(盛饌)과 기교적(技巧的) 처세(處世)를 통해 주변으로부터 관심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경망(輕妄)한 사람들이 태반을 이루고 있어 씁쓸한 느낌이 든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일조의 추억, 취흥여행(醉興旅行)-3

그때그때의 상황과 기분(氣分)에 따라 다르겠지만, 술을 마시게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 사연이 있을 것이다. 대개는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눌려 있던 마음을 털어내며 해방감을 느끼고 싶거나, 아니면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과 친교나 교제의 목적으로 술자리를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실, 주담(酒談)처럼 인간관계를 쉽고 가깝게 형성해주는 신기(神奇)한 언어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주당들이 술을 찾는 원천적 사유(思惟)는 아마도 외로움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술을 마시면서 동료애를 느끼고, 또한 술로 호기를 부리면서 스스로 외로움을 털어내려는 속내가 분명 그 사람의 가슴 속에 숨어 있음을 발견하곤 했기 때문이다. 결국 갖은 상념 속에서 특정되지 않은 미지의 상..

일조의 추억 2021.12.12

일조의 추억, 취흥여행(醉興旅行)-2

술은 "백약 중 으뜸"이라는 말과 함께, 적당히 즐겁게 마시면 어떤 약 보다도 좋다는 정신의학자의 진단도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술에 취해 즐거움에 젖어 있는 시간보다는 술에서 깬 뒤 느끼는 후회와 고통의 시간이 확연히 길다는 점은, 삶의 이치와도 일맥상통하여, 결국 왜 술을 마시느냐는 질문은 왜 살아가느냐고 묻는 것과 매한가지인 듯싶다. 결국 술에 취하는 것은 그 자체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러나 술 꾼들은 깊은 시름에 빠지면 자신도 모르게 주우(酒友)를 찾거나 자신을 반겨주는 단골 술집으로 향하게 마련이다.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서 가장 안심하고 심경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은 바로 술의 세계라 믿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첫 ..

일조의 추억 2021.12.07

일조의 추억, 취흥여행(醉興旅行) - 1

술의 사전적 의미는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를 말한다. 주세법엔 알코올 1도 이상의 음료이면 술이라고 정의한다. 고대의 제천행사(祭天行事)에서도 중요시했듯이 현세에도 사회적 의미로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이 술이라 할 수 있다. 술 없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맑고 정연한 세상일까, 아니면 삭막하고 건조한 세상일까? “짧디 짧은 세월 속에서 숨가쁘게 조여오는 초조함이 있거들랑 한잔 술로 잊어 버리세나! 어차피 인생은 일장춘몽(一場春夢)이 아니던가!” 라며 자괴(自愧)의 심정으로 마시는 술이 있는가 하면, “끝없이 닥쳐오는 수심(愁心)일랑 한잔 술로 떨쳐버리고 희망찬 내일을 다시 시작하세!” 라고 다짐하는 술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애주가인 나는 술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어, 고..

일조의 추억 2021.11.30

논어 제4화 - 진정 잘 사는 길

【子曰(자왈), 君子(군자)는 食無求飽(식무구포)하며, 居無求安(거무구안)하며, 敏於事而愼於言(민어사이신어언)이요, 就有道而正焉 (취유도이정언)이면, 可謂好學也已(가위호학야이)니라】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고, 거처하는 것에 편안함을 구하지 아니 하며, 일은 민첩하게 하고, 말은 신중히 하며, 도(道) 있는 이에게 나아가 나를 바로잡으면, 그런 사람에게 학문을 좋아한다고 말할 만하다.) 젊은 시절 각종 역경을 견디며 학업(學業)에 정진하는 것은, 오로지 의(衣), 식(食), 주(住)에 대한 최상(最上)의 조건을 터득하여 잘 사는 성년(成年)을 이루겠다는 육체적(肉體的) 욕구(欲求)가 목표(目標)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물욕(物慾) 등 육체적 욕구에서 벗어나 정신적(精神的)으로 행복(幸..

논어 제3화 - 사회생활(社會生活)의 지표

【有子曰(유자왈) 信近於義(신근어의)면 言可復也(언가복야)며, 恭近於禮(공근어례)면 遠恥辱也(원치욕야)며, 因不失其親(인불실기친)이면 亦可宗也(역가종야)니라】 사람은 혼자서 독불장군(獨不將軍)처럼 세상을 살아가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성년(成年)에 이르기 전까지는 부모(父母) 등 보호자의 양육과 보살핌이 있어야 생명(生命)을 지탱할 수 있다. 성년에 이르더라도 평탄(平坦)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친구(親舊)의 도움이 필요하고, 선배(先輩)의 후원도 있어야 하며, 선생님이나 원로(元老)들의 추천(推薦)과 보증(保證)도 있어야 사회생활에서 성공(成功)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친구, 선배, 원로들과의 인간관계(人間關係)를 각별하게 유지해야만 영∙유아기를 거쳐 청∙장년의 과정을 순조(順調..

논어 제2화 - 꾸밈이 없는 표정과 말

【子曰(자왈), 巧言令色(교언영색)이 鮮矣仁(선의인)이니라】 (해설) 1. 공자의 인(仁) 사상(思想)에 대한 해석 인(仁)이라는 글자를 보면 人과 二가 합쳐진 글자로서, 한 사람 개인이 아니라 둘 이상의 사람이 모인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즉 내 마음을 기준으로 삼아(忠=中+心)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恕=如+心)이 공자가 가고자 하는 길(道)인 것이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히 남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므로 이를 남에게 시켜서는 안될 것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반드시 남도 하고 싶을 것이니 이를 남이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도리(道理)라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상대를 배려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모습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인격 연마를 마친 군자(君子)의 품성(品性)이..

논어 제1화 - 배움이란 무엇인가?

【자왈(子曰),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하니 불역열호(不亦說乎)아!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하니 불역락호(不亦樂乎)아!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하니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해설) 1. 배움(學)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학창생활을 통해 학업에 매달리는 것은 인격(人格)과 품성(品性)을 도야하여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학업 목적은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잘 먹고 잘살기 위한 방편으로 크게 변질되고 있다. 살기 위해서는 의식주(衣食住)가 필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돈이란 치열한 투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배움의 목적은 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노자(老子)의 사상(思想)

중국을 대표하는 두 가지 사상은 유가사상(儒家思想)과 도가사상(道家思想)이다. 유가사상은 공자(孔子)와 맹자(孟子)에서 시작되어 공맹사상(孔孟思想) 이라 하고, 도가사상은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에서 비롯되어 노장사상(老莊思想)이라 불린다. 유가사상이 통치자의 학문으로, 지배층을 위한 출세의 학문이라면, 도가사상은 사람이 지키며 살아가야 할 삶의 지혜를 역설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노자의 대표 저서로는 영어권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번역된 도덕경이다. 단지 한자 5000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압축된 표현 속에서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혜안과 풍부한 지혜가 담겨 있는 동양 철학의 진수라 할 수 있다. 상편을 도경(道經)이라 부르고, 하편을 덕경(德經)이라 불러 합하여 도덕경(道德經)이라 한다. 노자의 사..

중국 철학사상(哲學思想)의 발원

중국은 주(周)나라가 쇠락해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다. 중국사상이 꽃피는 시기였고, 이 시대의 사상가들을 제자(諸子)라 하며 그 학파들을 백가(百家)라 부른다. 사기(史記)에 의하면 제자 백가 중 철학사상에 특히 기여한 것은 유가(儒家)·묵가(墨家)· 법가(法家)·도가(道家)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유가(儒家)는 공자(孔子)를 시조로 중국의 전통적인 정교일치(政敎一致) 사상을 받들고, 인(仁)의 도덕을 최고 이념으로 하여 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를 목적으로 하는 윤리학·정치학으로서, 동양 철학사상의 중추적 역할을 한 사상이다. 그의 제자들은 공자 사후, 그의 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라 하였다. 묵가(墨家)는 묵자(墨子)를 시조로 하며, 유가(儒家)의 주요 경쟁 상대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