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우언(迂言)

논어 제1화 - 배움이란 무엇인가?

추동 2021. 10. 25. 19:30

【자왈(子曰),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하니 불역열호(不亦說乎)아!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하니 불역락호(不亦樂乎)아!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하니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해설)

1. 배움(學)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학창생활을 통해 학업에 매달리는 것은 인격(人格)과 품성(品性)을 도야하여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학업 목적은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잘 먹고 잘살기 위한 방편으로 크게 변질되고 있다. 살기 위해서는 의식주(衣食住)가 필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돈이란 치열한 투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배움의 목적은 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나이가 들어 늙어지면, 그렇게 발버둥치며 살아온 인생 역정(歷程)에 깊은 회한(悔恨)을 느끼게 되어 한때의 영광스럽던 과거는 의미를 잃게 되고, 나의 일생은 결국 허무(虛無)에 빠져들어 삶 자체가 무가치(無價値)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돈은 인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방편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아울러 참고 견디며 치열하게 매진했던 학창생활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배움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참다운 삶의 방법을 터득하여 인생 후반기에 허무에 빠져드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어루만지는 것이어야 한다.

 

학(學)은 예(禮)를 배워서 실천하는 것이고, 예(禮)는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지켜야 할 행동규범(行動規範)을 말하며, 가치 있는 삶이란 인간관계에 있어 도리(道理)를 지켜 나가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배움은 인간관계의 방식과 도리를 터득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공자가 말하는 배움(學)의 대상은 예(禮)를 통해 도(道)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학문의 길은 인간관계의 규범을 배우는 것을 말하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을 극복하고 기쁨을 터득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학문을 하는데 있어 남이 알아주고 알아주지 않는 것에 구애를 받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학문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참된 삶을 터득하기 위한 자기 고행(苦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마음 속을 풍요롭게 하는 기쁨과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