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안녕하세요~. 어르신께 농사일을 여쭙고 싶어 찾아 뵈었습니다.” 우선 한식과 창분이 고개를 조아리고 공손히 인사를 올리며 사정 말씀을 건네 본다. 청년과 젊은 처자를 번갈아 쳐다보던 어르신은 웬 젊은이들인가 의아해하면서도 태도가 반듯하고 공손해 보여 해코지할 사람들은 아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안심한다. 점점 더 살벌해지고 있는 전쟁 탓으로 세상이 어지럽고 탁하다 보니 객 사람을 경계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사일이라면––! 그래, 뭘 알고 싶다는 게요?” “우선 인사 올리겠습니다. 이렇게 불쑥 찾아 뵙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만, 저는 장한식이라 하옵고, 이 사람은 제 아내 됩니다. 저희 부부는 7~8가구의 식구 20여명과 함께 개마고원 산촌에 살고 있습니다. 이번 전란으로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