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농업혁명(農業革命)
가) 인류가 농업으로 이행한 것은 기원전 9500~8500년경 터키 남동부, 서부이란, 에게 해 동부지방에서 시작됐다. 인간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씨를 뿌리고 작물에 물을 대고 잡초를 뽑고 목초지로 양을 끌고 갔다. 이런 작업을 하면 더 많은 과일과 곡물과 고기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생활하는 방식의 혁명, 즉 농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시작은 느렸고 지리적으로 제한된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나) 지구에 마지막 빙하기가 물러나고 온난화 시기가 도래하자, 기온이 높아지면서 비가 많이 내렸다. 새로운 기후는 밀을 비롯한 곡물 증식에 이상적이었고, 사람들은 밀을 더 많이 먹기 시작했다. 야생 곡식은 키질을 하고 껍질을 벗기고 익혀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곡류를 임시 야영지로 가져와서 처리해야 했다. 야영지로 이동하는 동안 작은 밀알들은 길 위에 떨어트려질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솔길과 야영지 주변에 더 많은 밀이 자라나게 되었다. 사람들은 차츰 방랑하는 생활을 포기하고 밀 집산지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밀이 풍부하고 사냥감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에 마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다) 사람들은 야생곡물을 채취해서 일부를 따로 보관했다가 다음 계절에 씨를 뿌렸다. 씨를 되는 대로 땅 표면에 뿌리는 것보다 땅속 깊이 심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괭이질과 쟁기질도 하게 되었고, 밭에서 잡초를 뽑고 해충을 막아주고 물을 대고 땅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었다. 곡물 경작에 더 많은 노력이 집중되면서 야생 동식물을 사냥하고 채집할 시간은 줄어들었다. 수렵 채집인은 농부가 되었다.
라) 우리 선조들은 오늘날 인류를 먹여 살리는 밀, 쌀, 옥수수, 감자, 수수, 보리 등의 식물을 기원전 9500년에서 3500년 사이에 이미 작물화하여 먹고 있었다. 농업혁명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완전히 독자적으로 일어났다. 기원후 1세기쯤에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 사람들이 모두 농민이 되었다. 그 이후 2천년 동안 새로운 식물을 작물화하거나 동물을 가축화한 사례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날 우리의 마음은 수렵채집인 시대에 살고 있고, 우리의 부엌은 고대 농부의 부엌과 다르지 않다.
● 농업혁명(農業革命)의 폐해
가)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농부들은 수렵 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아야 했다. 농부들은 수렵 채집인들에 비해 활기를 잃고 시간에 쫓겼으며 기아와 질병의 위험이 더 높았다. 농부는 수렵 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해야만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범인은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인간을 길들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농업노동은 너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강요했다.
나) 농경사회는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칼로리를 극소수의 작물을 통해 섭취했다. 오랜 세월 이들 사회는 밀이나 감자, 쌀 등 단 하나의 주식에 의존했다. 비가 내리지 않거나, 홍수가 나면 농부들은 수천 수백만 명씩 죽어나갔다. 요즘 우리는 풍요와 안전을 누리고 있는데, 그것을 농업혁명의 놀라운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밀 경작의 단위 토지당 식량생산은 크게 늘어났다. 식량은 늘었지만 인간은 그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농업혁명은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몰아넣었다.
다) 영구 정착촌에서 살면서 식량공급이 늘어나자 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방랑하는 삶을 포기하자 여성은 매년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밭에는 추가 일손이 절실히 필요했고 식량생산은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가 늘어나면서 먹을 입이 급격히 증가하였고, 식량은 빠르게 고갈되었다. 따라서 경작지를 더욱 늘릴 필요가 있었다. 사람들은 수렵 채집인 시절에 비해 더욱 힘들게 살지 않으면 안되었다. 역설적이게도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농부들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얹어주었다. 인류의 험로(險路)는 농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인류의 농업혁명은 오산이었고 큰 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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