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인생 노트

늙음에 대한 소회-인간관계

추동 2022. 7. 5. 09:03

가는 길(往路)이 있으면 돌아오는 길(回路)도 있게 마련이다. 가다가 싫으면 되돌아올 수 있고, 옆길(側路)로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네 인생은 한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불귀지로(不歸之路)의 여정이다. 그 길이 바로 인생길이다.

 

만약 우리네 인생길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인간관계의 재정립"이 아닐까 싶다. 나이 들어 지난 세월을 뒤돌아볼 때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수없이 이루어졌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회한"이 가장 컸기 때문일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며 희로애락을 나누는 인간관계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대화하고 다투며 정()을 나누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작성한다면, 그 첫번째가 오해로 인해 헤어졌던 지인들을 다시 만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들을 만나 오해를 풀며 정겨웠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은 기대 때문일 것이다.

 

특히 철없이 불효를 저질렀던 부모님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수만가지의 잘못된 언동으로 부모님의 가슴을 멍들게 했건만, 그저 당연한 듯 죄책감도 없이 살아오다가, 60대가 넘어서야 부모의 정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하더니, 자식들이 중년을 넘어서고 손자 손녀가 성인에 이른, 80'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부모님이 베풀어 주신 인고(忍苦)의 사랑을 진정으로 깨닫게 되니, 가슴을 치며 후회하게 된다.

 

이제 지나온 세상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모든 인간관계의 오류를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고치고 바로잡아, 뒤늦은 회한에 빠지는 일이 없게 추스르겠지만, 짧은 인생 길에 저질러진 온갖 허물들을 어찌 다 풀 수 있으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온 세상을 내 품에 안아주듯 사랑을 베풀며, 너그럽고 포근한 마음으로 넉넉하게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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