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독서일기

세계명작 "여자의 일생"

추동 2020. 11. 18. 20:28

 

<작가소개–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작가. 185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미로메닐(Miromesnil)에서 출생했고, 학창 시절에는 프랑스의 자연주의 소설가이며 보바르 부인의 저자인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에게 문학 수업을 받았다. 1874년 플로베르의 소개로 에밀 졸라 (Emile Zola), 이반 투르게네프(Ivan Sergeevich Turgenev)와 같은 리얼리즘 작가들과 친교를 나눴다. 그의 작품은 감수성과 고독감으로 일관하여 인생의 허무와 싸우는 불안한 영혼을 나타내고 있다.

 

1883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은 선량한 한 여자가 걸어가는 환멸의 일생을 염세주의적 필치로 그려낸 작품으로,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과 함께 프랑스 리얼리즘 문학이 낳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모파상은 불과 10년간의 짧은 문단 생활에서 단편소설 약 300편, 기행문 3권, 시집 1권, 희곡 5편 등을 써, 현대 단편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며 서머싯 몸(Somerset Maugham), 오 헨리(Sydney Porter-필명 O. Henry))와 같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모파상은 작품으로 명성을 얻으면서도 신경질환 및 갖가지 질병에 시달렸고, 1893년 7월 43세의 나이로 일생을 마쳤다.

 

<책 내용>

‘잔느’는 외동딸로 유복하고 귀하게 자랐다. 소녀시절을 수도원에서 보냈고, 수도원을 나온 지 얼마되지 않아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기대되는 줄리앙이란 청년과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 후 줄리앙의 태도는 돌변하여 아내에게 함부로 대하고 외도를 한다. 잔느는 처음에는 너무나 놀라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에 빠졌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부모님과 자식(아들)에게만 마음을 주기로 하고 남편이 무슨 짓을 하던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사랑하는 잔느의 부모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잔느는 또 다시 큰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곧이어 남편도 세상을 떠난다. (줄리앙은 함께 불륜을 저지른 여자의 남편의 손에 죽는다.) 이제 잔느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아들, 뽀올 밖에 없다. 잔느는 이 아들에게 사랑을 쏟아 붓지만 아들은 엄마 몰래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무리하게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도박을 하여 빚을 잔뜩 지는 등 잔느에게 근심을 주고 그녀의 재산을 다 탕진해버린다. 아들의 부인은 딸을 낳은 뒤 몇 일 만에 죽고, 아들은 그 아이를 잔느의 손에 맡긴다. 잔느가 이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미친 듯이 키스를 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책 속으로>

사랑의 시작이라는 극의 첫 막에서 설레임으로 가득 찬 달콤함을 맛보는 잔느는 그 사랑이 줄곧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이후의 막과 장에서 잔느의 삶은 비극적인 것으로 전락하며, 이를 지켜보는 독자의 감정은 복잡해진다. 잔느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지극히 '평범'했다.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며 그 행복이 계속될 것이라 바라고 믿는 잔느를 두고 너무 순진했다, 오만했다, 라고 비난하지만, 잔느의 삶을 거울 삼아 그녀의 삶을 읽어 나가며 나의 삶도 함께 읽어 나가는 과정이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공자는 지극한 행복의 순간에 슬픔도 함께 느끼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다. 이 슬픔은 지금의 행복이 영원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서 오는 아쉬움으로부터, 그렇지 않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행복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믿음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잔느의 비극이 이토록 인간적인 소망으로부터, 삶에 대한 가없는 사랑과 믿음으로부터 왔다는 사실은 독자의 마음을 괴롭힌다. 정도의 차가 있을뿐, 우리도 잔느와 같이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사랑하며 그것의 가능성을 믿는다. 잔느의 일생은 인간의 일생이다.

 

<결언>

잔느는 인간 각자의 정신은 평생토록 고독한 채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잔느는 매우 강한 여성인 것 같다. 불행을 많이 겪고 슬퍼했지만 그 슬픔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지만, 꺾이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갈대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결코 꺾이지는 않는 것처럼. 남편이 실망을 주면, 부모에게로 희망의 눈을 돌리고, 부모가 실망을 주면 자식에게로 눈을 돌리는 등 그녀에게는 삶의 행복에 대한 포기치 않는 끈질김 같은 것이 있다. 자식마저 실망을 주었을 때는 새로 태어난 손녀에게 소망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이 소설은 슬픈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슬프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인공이 겪는 비극보다 그것을 헤쳐 나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더욱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잔느에게 한 마디 해 준다면,  “당신의 인생에서 일어난 불행은 당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게 아니에요. 그러나 당신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군요. 정말 대단해요. 그런 당신을 응원합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