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소개–나다니엘 호손>
180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났다. 청교도의 사상, 생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에 대한 많은 작품을 썼다. 1825년 보든 대학을 졸업한 후 12년간 칩거 생활을 하며 독서와 습작으로 시간을 보낸다. 30세 무렵 「로저 맬빈의 매장」, 「젊은 굿맨 브라운」 등의 소설들이 문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기 시작하지만 작품의 문학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입은 얻지 못해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스턴 세관에 취직하기도 했고 협동 농장에 들어가 살기도 했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1850년 청교도주의가 지배하던 17세기 미국의 어두운 사회상을 그린 소설 「주홍 글씨」를 발표했다. 1864년 여행 중 60세를 일기로 사망한다.
<책의 내용과 의도>
※주홍 글씨 'A'자는 Adultery(어덜터리)의 앞 자로 '간통'을 뜻한다.
※Scarlet(스칼랫)은 진홍색, 주홍색, 새빨간을 뜻하는 용어로, Scarlet Woman은 성관계가 문란한 부정한 여자를 뜻한다.
17세기 중엽 청교도의 도시인 보스턴에 붉은색 머리, 약간의 주근깨를 가진 아름다운 청교도 여성이 이곳에 도착한다. 부푼 희망과 호기심을 품고 남편보다 먼저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헤스터 프린. 곧 뒤따라오겠다던 남편은 2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
‘혹시 배가 침몰하였나?’,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외로운 그녀 앞에 어느 날 나타난 젊은 목사, 아서 딤스데일.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려 은밀한 사랑을 하게 되는데.
“간음하지 말라!” - 출애굽기 20장 14절 -
엄격한 청교도 사회에서 헤스터는 사생아를 낳게 된다. 이 무렵 청교도 사회법에 따르면 그녀는 사형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녀는 가까스로 극형은 면하는 대신 감옥살이와 함께 평생 낙인이 찍힌 채 살아야 하는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
‘낙인은 “A (Adultery)”, 간음한 여자.’
감옥에서 나온 그녀는 사람들의 비난을 뒤로 한 채 자신처럼 죄를 짓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헌신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헤스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달라졌고, 사람들은 마침내 마음속으로 그녀를 용서한다. 이제 그녀 가슴의 주홍 글자 ‘A’는 마치 수녀 가슴의 십자가처럼 그녀를 지켜주는 힘이 된다.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1850)는 미국 문학을 세계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너새니얼 호손은 과연,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걸까? 자신에게 주어진 가혹한 형벌을 비관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던 헤스터 프린. 오히려 그녀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따뜻한 손길을 내민다. 결국 그녀는 죄를 짓고 난 후 비로소 인간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동정하고 되었고 이것이 나락에 빠졌던 그녀의 삶을 되돌리는 숭고한 계기를 만들었다.
청교도주의의 인습적 도덕사회에서 애정도 없이 늙은 학자와 결혼한 헤스터 프린이 뉴잉글랜드라는 신세계에서 젊은 목사와 불륜의 관계로 인해 냉혹한 제재를 받으며 살아나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윤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여주인공인 헤스터 프린의 가슴에 시종일관 붙어 다니는 주홍글씨 A자는 헤스터의 굴할 줄 모르는 참회의 의지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저주의 A자로부터 Able(유능함)의 A자로, 심지어는 Anger(천사)의 A자로 승화되어간다.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목사의 도덕적 위선을 집요하게 추궁했던 헤스터의 남편 칠링워스가 세 사람 중 가장 나쁜 악인으로 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질투와 복수의 무상함을 깨닫고 헤스터와 목사의 딸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세상을 떠나는 인물이기도 하다.
해명도 없이 혐의는 지워지고 의혹을 받은 이는 그 무엇도 잃은 것 없이 오히려 더 잘 살아가곤 한다. 책임을 물은 이들만 속 좁은 위선자로 기억된다. 누구도 칠링워스가 되고 싶진 않다. 그러나 법의 처벌도 없고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없다면, 유죄(guilty)를 뜻하는 'G'를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할 사람 중 양심에 기대 자신의 위선을 괴로워할 이, 얼마나 될까!
<책 속으로>
… 그들은 분명코 선하고 공정한 현인들이었다. 그러나 과오를 저지른 한 여인의 마음을 심판하고, 얽힌 선과 악을 풀어나가기에는 너무나도 무능한 사람들이 바로 헤스터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고집불통인 그들이었다. 그만큼 무능한 어진 사람들을 그 숫자만큼 세상에서 찾아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 교수대 현장 발코니에 있는 장관 및 관헌에 대한 묘사
… 이 고장은 청교도의 옷차림의 특징인 단조로운 검은색 일색이지만 더러는 좀 더 화려한 솜씨를 찾는 일도 있었으리라…. 그래서 사치 금지법이 서민들에게는 사치를 금하면서도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쾌히 허용하는 것이었다.
- 당시의 지위에 따른 모순
∙∙∙ 묘석으로 된 단순한 비석 하나에서 조각된 방패 형태의 문장을 발견할 것이다. 그 문장이 나타내는 문구는 격언도 되고 또 지금의 우리가 끝마친 이야기의 간단한 줄거리도 되고 있었다. 이 비석의 면은 참으로 음산했지만, 그 어두운 그림자보다도 더 음울한 빛이 한 점 영원히 불타고 있어 가까스로 밝아져 있을 뿐이다. 그 문구는 바로, 검은 바탕 위에 새겨진 “주홍글씨 A”이다. – 주홍글씨의 마지막 문장
<결언>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누구나 가슴에 죄를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어 버린다면 스스로에게 한계를 짓는 것이다. 그것은 자칫 당신의 가슴 속 낙인을 더욱더 견고히 만드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작가 너새니얼 호손은 우리에게 묻는다.
“만약, 당신의 가슴에 평생 지울 수 없는 ‘A’자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삶을 살겠는가?”
“어떻게 낙인을 극복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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