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독서일기

일조의 독서일기-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추동 2019. 12. 24. 16:02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작가소개>

피터 존스(Peter Jones)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수학하고 이 대학과 뉴캐슬대학에서 고전을 가르쳤다. [스펙테이터]지에고대와 현대라는 제목의 고정 칼럼을 게재했으며 고전에 관한 다양한 책을 썼다.


서로 베스트셀러인라틴어 수업고대 희랍어 수업을 비롯해베르길리우스 읽기: 아이네이스 I·II’, ‘카이사르에 투표하라’,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유레카!’ 등이 있다.


 


<책의 주제(主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란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뜻의 라틴어다. 태어났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죽음은 누구도 예외없이 겪어야 할 필연적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고 교만해지거나 다른 마음을 품지 말라는 계시적 의미를 품고 있다.


 


죽음에 대한 대비는 오직 하나밖에 없다. ‘선하고 겸손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오랫동안 성공을 지속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이 언제나 꼭대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오르는 데도 익숙했지만, 내려가는 데도 탁월했다. 내려가야 할 시기가 오면 두말없이 받아들이고 성큼성큼 걸어내려 갔다. 어제를 버려야 오늘을 맞이할 수 있고, 오늘을 버려야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 현명한 자는 인생이 산을 타는 것처럼 계속 오를 수만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미리미리 내려가는 길에 대한 준비를 해 놓는다. 오르면서 내려갈 때를 미리 생각하고, 정상에서도 겸손을 잃지 않는다.


 


로마의 철인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명상록]을 통해삶이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태어나기 직전에는 한 방울의 정액에 불과했지만, 짧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국 시신 아니면 재로 변하여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다. 그러니 너는 이 덧없는 순간들을 자연이 너에게 내려준 명제 대로 살다가 흔쾌히 쉬러 가라.”고 고백하고 있다. 마르쿠스 황제가 통치하던 시대에 로마인들의 삶은 짧고 고단했다. 신생아의 3분의 1이 출생 한 달 안에, 절반은 5살 전에 질병, 영양 결핍, 열악한 위생으로 사망했다. 아동기를 벗어나도 위기는 계속됐다. 전체 인구의 50% 20살 이전에, 80% 50살도 안 돼 생명을 잃었다. 그만큼 죽음은 삶과 함께하는 일상이었다. 로마 시대 사람들이 죽음과 질병, 노년에 대해 부단히 사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한 로마인의 재기 발랄한 비문, “유골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이곳에서 나는 먹을 게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오! 관절염으로 아프지도 않고 집세가 밀릴 염려도 없지! 사실 이 셋방은 만기가 없다오! 게다가 공짜!”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로마인들의 삶과 죽음, 나이 듦에 대한 사유를 풍부하게 담았다. 2000년 전 로마인의 생사관이 지금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싶겠지만,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실로 중요한 철학적 주제는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즉 삶의 기술을 찾는 것이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고, 이는 지금은 물론 미래에도 인간이 풀어야 할 원천적 과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정치가 카토(Cato)는 노년이란 신들이 주는 귀중한 선물이라며 나이 듦을 찬탄했다. 노년기를 풍부한 경험과 지혜의 시기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플리니우스(Plinius)는 노인이 되고 경험을 쌓아도 지혜가 저절로 생기진 않는다는 입장을 취했다. 특히 유베날리스(Juvenal) "인간의 가장 허황된 소망중의 하나가 장수(長壽)"라며 노년기의 정신과 육체의 쇠락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사후세계에 관해서도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 에피쿠로스( Epicurus)학파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Lucretius)는 인간이 원자에서 와서 원자로 돌아갈 뿐이라고 믿었고, 호메로스(Homeros)는 서사시에서 '영혼'은 실체가 아니라 죽은 이의 허상(虛像)이라고 봤다.


 


사후(死後)에 영혼이 새로운 삶을 누린다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인이자 악사인 오르페우스(Orpheus) 숭배 집단에서 시작되었다. 이 집단에 속한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영혼이 인간이나 동물로 환생한다고 믿으며 엄격한 채식 생활을 했다. 한편, 고대 이집트 여신 이시스, 고대 페르시아 태양신 미트라의 비밀종교는 입회자들에게 죽은 후 천국에 입성할 수 있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기독교의 사후세계로 이어졌다.


 


<결언>


한평생을 살다 보면 고난과 시련을 겪을 때도 있지만, 모든 것이 승승장구 순조롭고 잘 나갈 때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성공이나 승리에 도취해서는 안 된다. 피할 수 없는 죽음처럼 그것 역시 끝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앞에 가던 사람이나 뒤에 가던 사람이나 모두 종점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앞에 간다고 우쭐대고 뒤를 무시해서는 안 되고, 뒤에 간다고 앞을 시기하거나 기죽을 것 없다.


 


메멘토 모리!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라! 영원한 승리, 영속적인 권력은 없다. 사람은 항상 죽음과 같은 마지막을 염두에 두면서 미리 준비하며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