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독서일기

일조의 독서일기-다산(茶山)의 마지막 공부

추동 2019. 11. 17. 06:10



<저자소개- 조윤제>

고전연구가.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마케팅실, 삼성영상사업단 ()스타맥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출판계에 입문해 오랫동안 책을 만들었으며 지금은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간 많은 분야의 책을 열정적으로 탐독했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논어》, 《맹자》, 《사기》 등 동양 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동양고전이야 말로 오늘을 읽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지혜의 보고임을 깨닫고 그것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다산의 마지막 공부》, 《논어 천재가 된 홍팀장》, 《천년의 내공》, 《적을 만들지 않는 고전 공부의 힘》,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말공부》, 《인문으로 통찰하고 감성으로 통합하라》 등이 있다.

 

<책의 특징>

다산이 마주했던 마지막 삶의 주제는 바로 마음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고난을 이겨내는 힘이며, 학문의 끝이자 결론이다. 즉 “지적 거인들이 마지막에 도달한 천년의 고전은 심경(心經)이라는 책이다.” 퇴계가 평생 새벽마다 탐독했으며, 다산이 생의 마지막에 붙들었다고 하는 고전심경(心經)”. 이 책에는 인간의 마음에 대한 다양한 성찰과 마음공부에 대한 탁월한 조언 등을 담고 있다. <심경>은 주자(朱子)의 제자였던 송나라 학자 진덕수(眞德秀,1178-1235)가 편찬한 책이다. 사서삼경 등 유학의 경전을 비롯하여 주돈이, 정이, 범준, 주희 등 송대(宋代) 학자들의 마음 수양법도 포함되어 있다. 이후 명대(明代)의 성리학자인 정민정이 여러 학설을 인용하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심경부주(心經附註)>를 편찬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더 이상 <심경>에 대한 연구는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조선의 선비들이 연구, 토론, 논쟁하면서 많은 저술을 남겼고, 유배지에서 쓴 다산의 <심경밀험(心經密驗)> 역시 그중 하나다. 조선의 국왕들이 심경을 통해 군주로서의 마음가짐을 바로잡았다고 한다. 정조는 심경(心經)을 경전의 가르침과 성현의 공부를 한 편에 집대성했다고 평가했다.

 

<책 속으로>

★ 비범함은 무수한 평범함이 쌓인 결과다.

흔히 큰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을 소홀히 하면서 큰일을 이루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위대함은 작은 일에 대한 따뜻한 관심, 소소한 일상에서의 충실함에서 비롯된다. 평범한 일상을 정성스럽게 쌓아 나가는 사람이 바로 성인이다.

 

★ 지도자는 입이 아닌 등으로 말한다.

공자는()한 사람은 말을 신중하게 한다.”라고 하며 지도자의 덕목으로 말의 신중함을 들었다. 또한 윗사람은 솔선수범해 먼저 덕을 베풀어야 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내게 복숭아를 던져주면 오얏으로 보답한다.” 윗사람이 먼저 베풀지도 않고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아랫사람에게 결과만을 요구한다면 어느 누구도 진심으로 따르기 어려운 법이다.

 

★ 덕(), 마음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 상태.

‘덕은 외롭지 않다.’는 공자가 말한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덕불고 필유린- 德不孤必有隣)’라는 구절로 잘 알려져 있다. 덕이 있는 군자는 바른 길로 가기 때문에 외롭게 보이지만, 그 덕을 존중해 반드시 함께하는 사람이 있기에 결코 외롭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덕이 쌓이면 자신이 노력해서 무엇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순리에 맞게 두루 통하게 된다고 한다.

 

★ 겉과 속을 같게 하기보다 어우러지게 하라.

공자가 말하기를, “바탕이 겉모습을 넘어서면 거칠어지고, 겉모습이 바탕을 넘어서면 겉치레가 된다. 겉모습과 바탕이 잘 어울린 후에야 군자답다.” 사람은 내면과 외면을 균형 있게 성장시켜야 한다. 장점을 키워야 하지만 부족한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면 부족한 다른 문제로 인해 곤궁에 빠지게 된다.

 

★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공자는 스스로 실천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천하를 바꾸고자 한다면 그 시작은 반드시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자 자공이 군자에 대해 묻자, “말보다 행동을 하고, 그후에 그에 따라 말해야 한다.”라고 가르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 마음을 얻으려면 내가 먼저 마음을 다하라.

동양철학의 핵심인()’다른 사람의 입장이 된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내 처지를 미루어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추기급인(推己及人), ‘내 마음의 잣대로 다른 사람을 헤아린다.’는 혈구지도(絜矩之道) 등 세세한 의미는 다르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라는 배려의 정신을 담고 있다.

 

★ 자신에게만 너그러울 때 사람은 괴물이 된다.

누군가의 부족함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타인을 비춰 스스로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것은 어렵다. 타인의 부족함에 혹독하고 자신에게 너그러운 이야말로 소인(小人)중에 소인이다.

 

<결언>

군자는 평온하고 너그럽지만, 소인은 늘 근심하고 두려워한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지만 당파를 이루지 않고, 소인은 당파를 이루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개인적으로는 특히 동양철학의 핵심이라 일컬어지는 "()"에 대한 내용이 지금의 시기, 현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했다. 타인과 나를 동일시할 수 있는 능력, 그 공감력이 이 세상을 밝게 비추고, 너그러움과 관대함이 세상을 따뜻하게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되리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