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6) 단청의 색상은 매우 화려하여 건축물의 품격을 크게 높여준다.
단청이란 건축물에 여러 가지 색채로 그림과 무늬를 그리는 일을 말하며, 고대에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제단을 장엄하게 꾸미기 위해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장식하면서 시작되었고, 기능적으로는 목조건물을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비바람에 나무가 썩지 않도록 하여 건물의 내구성과 방풍, 방부, 건습의 방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무늬와 색깔을 전각에 그려 넣어 음양오행의 원리를 궁궐에 접목시킴으로써 임금이 삼라만상의 이치를 실천하여 하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벽사장치로 활용되었는데, 왕실이 다복(多福), 다수(多壽), 다산(多産) 등의 삼다신앙(三多信仰)을 주술적으로 하늘에 의존하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자로만 해석하면 단청(丹靑)은 붉은색과 푸른색을 의미하지만, 대체적으로 궁궐 전각들은 붉은 색 중심의 단청이 주를 이루었고, 서울의 4대문 등 문루(門樓)와 산성 장대(將臺)의 색깔은 푸른색을 중심으로 한 단청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궁궐이나 사찰이 아니면 건물에 단청을 입힐 수 없도록 명확히 규제가 되어 있어, 궁궐 내의 전각이 아니면 누구도 가옥에 단청을 입힐 수 없었다.
특히 단청을 하는 이유는 궁궐 전각의 품격을 장엄하고 위엄 있게 돋보이도록 하여 건축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단청은 오방정색(통상 오방색)과 이들 색의 중간색인 오방간색(통상 오간색) 등 10여 가지의 색깔로 영적(靈的)인 선(線), 구복(求福)과 벽사(壁邪)의 문양(紋樣)을 관념적으로 그려낸 그림이다.
오방정색은 흑색, 황색, 청색, 적색, 백색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색은 음양오행(陰陽五行)사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흑색(黑色-검은색)은 물을 가리키면서 겨울과 어둠을 의미하고, 황색(黃色-누른색)은 흙을 가리키면서 풍요를, 청색(靑色-푸른색)은 나무를 가리키면서 봄과 생명을, 적색(赤色-붉은색)은 불을 가리키면서 여름과 정열을, 백색(白色-흰색)은 쇠를 가리키면서 가을과 신성함을 의미한다.
(사진-37) 단청에 쓰여지는 오방정색과 오방간색의 색깔 하나하나가 음양오행의
요소를 담고 있어, 삶에 관한 길흉과 벽사의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오방간색은 흑색과 적색을 배합하여 자색(紫色-자주색)을 추출하고 위엄과 고귀함을 의미하였으며, 적색과 백색을 배합하여 홍색(紅色-분홍색)을 추출하고 기쁨과 온화함을, 백색과 청색을 배합하여 벽색(碧色-옥색)을 추출하고 이상과 희망을, 청색과 황색을 배합하여 녹색(綠色-초록색)을 추출하고 평화와 생장을, 황색과 흑색을 배합하여 유황색(硫黃色-진한 황색)을 추출하고 비옥과 풍요를 의미하였다.
이러한 오방정색과 오방간색의 의미는 인간의 삶에 필요 불가결한 모든 요소들이 빠짐없이 포함되어 있고, 이 요소들을 색을 통해 건축물에 표현함으로써 인간과 건물을 하나로 합치시켜 우주의 질서에 편입시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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