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아침, 광화문이 열리다

경복궁 자경전 꽃담

추동 2019. 10. 24. 21:45


(사진-32) 자경전 꽃담꽃과 나무, 문자의 문양을 복합적으로

정형화하여 자연의 이치와 조화를 꾀하였다.




●신선의 세계를 재현한 자경전 꽃담


자경전은 임금을 낳은 왕실의 최고 어른인 대비가 기거하는 집이기에 임금과 왕실 가족들은 이곳을 신선(神仙)이 사는 작은 세상처럼 가꾸어 대비의 무병장수(無病長壽)와 부귀영화(富貴榮華)를 축수했다. 잔잔하게 무거움을 풍기면서도 한 편으로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느낌을 주는 자경전(慈慶殿)은 이러한 염원을 반영하여 신선의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상징물들을 꽃담에 아름답게 조형하여 대비의 존귀함과 함께 「조선궁궐(朝鮮宮闕)의 미학(美學)」을 대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경전 꽃담은 아름다운 그림과 문자들을 천연자료를 사용하여 정교하고 멋지게 상감 하여 한국의 전통적 정신세계를 포괄하여 표현하고 있다. 짙은 황토색 벽돌과 백색의 삼화토로 치장한 서쪽 외벽의 자경전 꽃담은 안팎을 화초와 문자, 기하학적 무늬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데, 대비의 만수무강을 바라는 태극문양과 시작도 끝도 없어 영원함을 상징하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무늬를 바탕으로, 신계(神界)의 여러 상징물들을 중심에 새겨 넣어 대비의 신성(神聖)함을 표현하였다.



(사진-33) 자경전 꽃담 (1), (2), (3), (4)의 그림과 글씨


①꽃담 문양(1)-월매도(月梅圖)와 봄()

#왼쪽 그림-혹독한 추위를 물리치고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에 보름달이 걸쳐 있고 새 한 마리가 달 속에 고고하여, 신선들의 순결함과 향취를 높였다.

#오른쪽 문자-그림 옆의 전서체(篆書體) 글자 봄 춘()자는 고통 끝에 봄이 열리면서 기쁨과 신선함이 함께 시작됨을 강조하고 있다.


 ②꽃담 문양(2)-천도(신계의 복숭아)와 베풀 장()

#왼쪽 그림-신선이 먹는 신성한 과일인 천도(天桃)를 새겨 영생불사의 신선세계를 비유하였고,

#오른쪽 문자-그림 옆의 글자 베풀 장()자는 신선의 과일을 두루 나누어 영생을 모든 이와 함께 하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③꽃담 문양(3)-모란(牡丹)꽃과 무르익을 년()

#왼쪽 그림-하늘의 향기를 상징하는 모란은 농염한 절세미인을 상기시킨다.                              

#오른쪽 문자-그림 옆의 글자 무르익을 년()자는 미인을 덕스럽고 복 있는 여인으로 승화시키며 모란꽃을 더욱 짙게 만든다.


④꽃담 문양(4)-석류(石榴)와 일만 만()

#왼쪽 그림-석류는 껍질 속에 알맹이가 가득하고 신맛이 임산부의 구미에 맞아 백자장생(百子長生)의 다산을 상징한다.

#오른쪽 문자-그림 옆의 글자 일만 만()자는 수 없이 많음을 의미하여 자손의 번성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34) 자경전 꽃담 (5), (6), (7), (8)의 그림과 글씨


⑤꽃담 문양(5)-꽃과 나비

#오른쪽 그림-아름다운 꽃 속의 꿀을 찾아 모여드는 나비의 모습은 남녀의 사랑과 결합(結合)을 상징한다.

#왼쪽 문자-그림 옆의 글자 만()자는 길상과 만덕이 영원히 지속됨을 의미하며 사랑과 결합을 통해 자손이 영원히 이어짐을 강조했다.


 ⑥꽃담 문양(6)-국화(菊花)와 굳셀 강()

#왼쪽 그림-국화(菊花)는 고결한 품격과 높은 절개를 상징이고 늦은 서리를 견디며 청초한 모습을 잃지 않아 여인의 고귀함을 나타냈다.

#오른쪽 문자-그림 옆의 글자 굳셀 강()자는 국화의 절개를 더욱 높여주어 여인의 당당함을 표현하고 있다.


⑦꽃담 문양(7)-국화와 불교 마크(길상) ()

#왼쪽 그림 국화와 오른쪽 문자 만()자가 결합하여, 여인의 고결하고 청초함이 영원히 이어질 것임을 강조했다.


 ⑧꽃담 문양(8)-대나무와 즐거울 낙()

#오른쪽 그림-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고 곧게 뻗어나가, 예로부터 군자(君子)의 표상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대나무는 늘 푸르름을 통해 곧은 한 길을 가는 불변(不變)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왼쪽 문자-그림 옆의 글자 즐거울 낙()자는 불변의 근본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