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독서일기

일조의 독서일기-82년생 김지영

추동 2019. 10. 25. 10:28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작가소개조남주>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PD수첩, 불만제로, 생방송 오늘아침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작가로 10년 동안 일했다. 2011년 장편소설 「귀를 기울이면」으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6년 장편소설 「고마네치를 위하여」로 황산벌 청년문학상을, 같은 해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으로 2017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저서로 소설집 『사하맨션』, 『그녀 이름은』이 있다.

 

<책의 특징>

82년생 김지영은 대체적으로 여성들의 호응과 공감을 많이 받는 작품인 반면, 남성들에게는 심각할 정도로 거부반응을 보이는 문제작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김지영이 어릴 적부터 당한 여성 차별을 들려준다. 주인공김지영 씨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고백을 한 축으로, 고백을 뒷받침하는 각종 통계 자료와 기사들을 또 다른 축으로 삼는 이 소설은 1982년생 김지영 씨로 대변되는그녀들의 인생 마디마디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를 묘사한다. 보고서 형식으로 쓰인 「82년생 김지영」의 에피소드들은 무척이나 사실적이다. 어린 시절, 학창 시절, 회사 생활, 결혼 생활에 이르기까지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 경험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 사례들을 채집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제도적 성차별이 줄어든 시대의 보이지 않는 차별들이 어떻게 여성들의 삶을 제약하고 억압하는지 보여준다. 여성이라는 굴레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의 인생을 다룬 「82년생 김지영」은 조용한 고백과 뜨거운 고발로 완성된 새로운 페미니즘 소설이자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자료로 이루어진목소리 소설이다.

 

<책 속으로>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서른 네 살 김지영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인다. 시댁 식구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친정 엄마로 빙의해 속말을 뱉어 내는 통에 시댁 식구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드는가 하면 남편의 결혼 전 애인으로 빙의해 그를 식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남편이 김지영 씨의 정신 상담을 주선하고, 지영 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찾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은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이다. 리포트에 기록된 김지영 씨의 기억은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발화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녀가 선택한 이야기들이 바로 일생에 거쳐 '여자이기 때문에 받아왔던 부당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의 고백은 1999년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이 제정되고 이후 여성부가 출범함으로써 성평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이후, 즉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내면화된 성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상담은 자기 고백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소설의 백미도 김지영 씨의 자기 고백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세밀한 심리 묘사다. '그때 그 상황'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차분히 쏟아 내는 그녀의 말들은 '김지영'을 이 시대 여성의 대변자로 삼기에 충분할 정도로 자세하고 보편적이다. 더욱이 김지영의 이름은 이 시대 젊은 여성들의 삶을 보편적으로 그리기 위한 작가의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실제로 1982년에 태어난 여아 중 가장 많이 등록된 이름이 '지영'이기 때문이다. 김지영이라는 개인의 고백을 30대 여성, 나아가 이 시대 여성들의 고백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아래는 일화들의 목록이다.

김지영의 위로는 언니가 있고,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다. 그녀가 태어나고 1년 후 원래대로라면 태어났어야 할 여동생은 여자아이라서 낙태 당했다.

집에서 아침식사를 할 적에 아빠 - 아들 - 할머니 순으로 밥을 퍼주는 것이 당연했다.

국민학교 때 남학생이 앞번호라고 남학생부터 급식을 먹었다.

중학교 때 여학생의 복장 규제가 심했다. 선생님이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더 엄격하고 다양하게 규제하는 복장 규제를 묘사했다.

학교에서 외부인에 의한 성범죄가 발생했고, 바바리맨이 있어서 쳐다보기만 한 것으로 교사한테 혼이 났다.

대중교통에서 성범죄를 당했다. 고등학교 때 자기를 짝사랑해서 스토킹하는, 같은 학원에 다니던 남학생 때문에 남성공포증이 생겼고, 아버지는 피하지 못한 주인공이 잘못이라며 2차 가해를 했다.

첫 손님으로 여자는 안 태운다는 택시기사의 미신에 의해 승차거부를 당했다.

회사의 남자직원 선호로 인해 취업에서 차별을 당했다.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출산으로 인한 퇴사로 경력이 단절된다.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을 뿐이나, 지나가던 직장인이 주인공을 향해 '일 안하고 남편이 벌어주는 돈으로 편하게 커피나 마시는 맘충'이라는 폭언을 내뱉는다.

 

<책에 대한 비판>

1. 먼저 남성 독자들은 '남성을 너무 나쁘게 묘사하여 있지도 않는 사례나 희소한 사례를 보편적이라고 왜곡하여 실제로 겪을 수 없는, 불가능한 요소들이 상당히 존재해 고의적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2. 당장 여성에만 구매층이 몰려 있다는 사실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모든 성별과 연령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고 절대 볼 수 없다.

3. 김지영은 사회비판적 소설인데 현실 사회를 부풀리며 왜곡해 놓고 현실 사회를 비판하는 것은 오류라는 것이다. 즉 일부에 한해서 일어나는 일을 사회 모두에 해당되어 일어난다는 식으로 과장 및 왜곡했다.

4. 여성 문제와 관련된 통계를 구체적인 맥락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인용하였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5. 공통된 비판은 "작품의 내용이 현 세태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시대착오적이고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