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의 우언(迂言)

논어 제6화-다스림의 원칙

추동 2022. 1. 2. 20:53

 

【자왈(子曰) 도지이정(道之以政)하고 제지이형(齊之以刑)이면 민면이무치(民免而無恥)니라, 도지이덕(道之以德)하고 제지이례(齊之以禮)면 유치차격(有恥且格)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백성들을 이끌되 법률()로써 하고, 백성들을 따르게 하되 형벌()로써 하면 백성들은 형벌을 면하기는 하지만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백성들을 이끌되 덕()으로써 하며, 백성들을 한결같이 따르게 하되 예()로써 하면 백성들은 부끄러움을 알고 선()에 이를 것이다.”)

 

정치의 목적은 백성들이 잘 살수 있도록 위민정치(爲民政治)를 펼쳐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를 빙자하여 부정하고 불공평한 정책을 펼친다면 백성은 위정자(爲政者-정치를 하는 사람)를 기피하고 불신하게 되어 나라의 정책에 반발할 것이며, 사회는 혼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위정자는 혼란을 평정하기 위해 형벌을 제정하여 백성이 정책을 준수하도록 강요할 것이며, 반발과 혼란이 가중되면 될수록 형벌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위정자를 심각하게 불신하는 백성들은 형벌을 피하는 데에만 급급하여 요리저리 법망(法網)을 빠져나가면서 나라의 정책을 위반할 것이고, 더욱 더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몰두하게 될 것이다. 혹여 법망에 걸려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그 처벌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해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깨끗하고 공정한 정치를 펼치면서 위정자와 백성이 하나가 되어 진정으로 모든 백성들이 좋아하는 정책을 펴 나간다면 백성들은 기꺼이 그 정책을 따르고 지킬 것이다. 여기서공정하고 깨끗한 정치란 어떤 사람에게는 득이 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해가 되는 공정치 못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백성 누구나 객관적으로 납득이 되는 공평한 정책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나라의 지도자가 예()와 덕()으로 공평하게 정치를 하면 백성들 가운데 소외되거나 불만을 갖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혹시 범법(犯法)을 저지르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그 이유를 제도나 정책의 탓으로 돌릴 수 없으므로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심각한 정치불신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위기에 빠질 때 보여주었던 전 국민의 단합된 나라 사랑 정신은 어디론가 실종되어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러한 불신의 시작점은 불행하게도 정치지도자의 이기적 욕망과 공평치 못한 정책의 남발에서 발원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지도자의 사심(私心)이 배제되어 국민 모두가 객관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국가시책이 펼쳐지기를 절실하게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