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6) 조선의 백성들은 임금이 하늘로부터 임명 받은 존재라고 믿었다. 조선의 창업자
이성계는 하늘의 아들인 단군왕검의 직계 자손이며, 따라서 임금은 하늘의 신과
땅의 백성을 중간에서 이어주는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존재로 신성시되었다.
6. 두 팔로 하늘을 받드는 전각의 위용
경복궁(景福宮)은 백악산의 주봉을 배경으로 정남향의 조산인 관악산을 바라보며 일직선상에 전조후침(前朝後寢–궁궐 내 앞쪽에 정무건물, 뒤쪽에 휴식건물을 배치)의 전각(殿閣)을 앞뒤좌우로 대칭을 이루어 조화롭게 배치하였다.
궁궐 전각의 형태는 유교 사상이 추구하는 “하늘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정신”을 적용하였는데, 건물 바닥은 땅(백성)을 표현하여 네모(地方)를 이루고, 건물의 지붕은 하늘(신)을 표현하여 원형(天圓)을 이루는 천원지방사상(天圓地方思想)을 기본으로 설계하였으며, 전각 하나하나가 하늘을 향해 우러러 받드는 형상를 취했다.
임금은 하늘(신)과 땅(백성)의 중간에 위치하여 하늘의 소명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백성의 안위를 하늘에 소청하는 하늘과 땅을 중간에서 소통하는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신분으로 존재한다고 믿었다. 경복궁 근정전의 정면 계단(답도) 중간에는 봉황새 두 마리가 구름 위를 나르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임금을 상징하는 근정전이 하늘에 떠 있음을 의미한다.
7. 경복궁 건축의 숨은 과학(科學)
경복궁을 깊이 있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 하나 예사롭지 않은 것이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전각 건축과정에서 현대과학을 능가하는 고도의 기술들이 요소요소에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생활의 편의성을 고려한 실용적 구조, 집과 인간을 조화시키기 위한 정신적 의지들이 각종 문양으로 곳곳에 표현되고 있어 선조(先祖)의 선구안과 지혜에 그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지경이다.
★경복궁 건축물에 적용된 과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특징은, 지붕, 몸체, 월대(月臺)의 크기와 높이가 적정한 비율로 배분되어 건물의 형세가 안정감 있게 조화를 이루었다.
두 번째 특징은, 건물의 선(線-유선과 곡선)과 각(角) 그리고 장식과 문양 등을 기하학적 원리와 감각적 미학으로 수려하게 표현하여, 육중한 건물의 외형을 무거워 보이거나 둔탁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형체를 이루었다.
세 번째 특징은, 조정(朝廷-근정전 앞 마당)과 기단(基壇) 위에 황해도 해주의 산속 계곡의 물속에서 채취한 친수성(親水性) 박석(薄石–화강암)을 가공하지 않은 채 깔아 우천 시에는 자연적으로 부드러운 물길이 되고, 평소에는 햇빛과 음성을 적절히 분산시켜주는 효과를 지니게 하였다.
네 번째 특징은, 궁궐 바닥에는 도자기 원료인 백토(白土)를 깔아 반사된 햇빛과 달빛이 긴 처마로 가리워진 실내로 굴절 투영되어 방안을 밝게 처리하였다.
다섯 번째 특징은, 조정(朝廷)을 포함한 모든 마당과 뜰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보이지 않는 경사면(傾斜面)을 이루어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설계하였다.
여섯 번째 특징은, 장대석 기단(基壇)은 위쪽 돌이 아래쪽 돌보다 0.5cm 정도 건물 쪽으로 물리는 퇴물림 기법을 적용하여 건물의 기반(基盤)을 단단히 하였다.
일곱 번째 특징은, 건물의 기둥은 위쪽 보다 아래쪽을 굵게 하는 민흘림 공법을 적용하였고, 건물의 바깥기둥인 외진주 기둥은 보이지 않게 안쪽으로 기울도록 하는 쏠림 공법을 사용하여 건물 윗부분의 무게를 안정감 있게 받치도록 하였다.
여덟 번째 특징은, 건물지붕을 받치는 뿌리기둥(귀고주)은 덧기둥을 부착하여 견고성을 2중으로 높이고, 중보, 도리, 공포 등 건축공법을 적용하여 지붕의 무게를 지탱하며, 건물의 모양을 유선형으로 형상화하여 외형의 미각을 높이는 등, 현대과학을 초월하는 건축기술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궁궐탐방 때 마다 항상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위력을 지닌 곳이 궁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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