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1) 태원전 숙문당(肅聞堂)⇒세상 떠난 임금과 그의 아들 새 임금이
생전의 한과 원망을 남김없이 털어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마지막 대화 장소. 세계에서 유래 없는 시설이다.
●임금의 국상(國喪) 공간
임금이 승하하여 국상을 치르는 영역에는 태원전(부속전각-영사재, 공묵재, 숙문당), 문경전, 회안전이 있었는데, 지금은 태원전이 남아 있다.
태원전(泰元殿)
임금이 천명을 다하여 숨을 거두면 태원전에 빈전(殯殿)을 설치하여 재궁(임금의 시신)을 안치하고 5개월에 걸쳐 국장을 치른 후, 왕릉에 재궁을 안장한 후 다시 태원전에 혼전(魂殿)을 차리고 신주를 받들며 3년 상을 치르는 곳이다.
조선 임금의 평균 수명은 47세(일반백성의 수명은 대략 40세)로 단명했다. 최단명 임금은 단종(17세)이고, 최장수 임금은 영조(83세)였다. 60세를 넘긴 임금은 태조, 정종, 숙종, 영조, 고종 등 5명이다. 임금의 단명 원인은 과다한 영양섭취, 운동량 부족, 과중한 업무, 정신적 부담, 무절제한 성생활을 들 수 있다.
우리의 선조들이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관념은 “한시적인 인간의 삶을 끝내고, 영원한 삶을 시작하는 것이 죽음”이라고 믿었다. 태원전은 승하한 임금이 궁궐에서 마지막 순간을 보내는 궁전이며, 가슴에 쌓여 있던 수많은 영욕(榮辱)들을 모두 내려놓고 홀가분한 몸으로 하늘을 향해 영원한 영혼(靈魂)의 삶을 출발하는 곳이다.
태원전 뒤편에는 엄숙하게 혼령의 말씀을 듣는 곳이라는 숙문당(肅聞堂)이 있는데, 부자간인 죽은 자(대행왕)와 산 자(새 임금)가 마지막 깊은 대화를 나누는 전각으로, 이 두 부자는 떠나는 한(恨)과 남겨지는 원망(怨望)을 남김없이 털어놓으며 깊은 정리(情理)를 서로 나누고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이별을 고하는 그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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