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아침, 광화문이 열리다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 굴뚝
추동
2019. 10. 30. 13:47
(사진-35) 자경전 십장생 굴뚝⇒교태전 아미산 굴뚝의 문양은 왕비의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경전의 십장생 굴뚝의 문양은
연로한 대비의 불로장생을 빌고 신선 세계의 실현을 강조하였다.
●영원한 생명을 기약하는 십장생 굴뚝
굴뚝 앞면 중앙에 직사각형의 삼화토 바탕화면에 십장생 위주로 조각물을 부착하였는데, 바탕화면 위쪽의 중앙에 나티(귀신 얼굴)를 새긴 전돌과 양 옆에 불로초를 물고 있는 학의 전돌을 끼웠고, 바탕화면 아래에는 불가사리 두 마리를 새겨 벽사구복을 기원했다. 굴뚝 옆면에는 박쥐와 당초문을 새로로 배치하였다.
바탕화면 중앙에는 오색구름 사이로 붉은 해(영원히 빛난다)를 띄워 하늘나라를 나타냈으며, 구름 아래는 한 쌍의 학(두루미-신선처럼 오래 산다)이 노닐고 있어 신선의 영원한 삶을 표현했다. 푸른 소나무(강인한 선비) 아래는 사슴(흑록은 천년의 불로장생)이 한가롭고, 불로초(불로장생)가 여기저기 깔린 바위 옆에는 거북(장생과 길상) 한 쌍이 대나무 밭으로 가며 근심 걱정 없는 한가로운 세상을 나타냈다.
십장생은 해, 구름, 물, 바위, 소나무, 대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등으로 구성되며, 이를 십장생 굴뚝에 조각함으로써 연로하신 대비가 신선의 경지에서 오래오래 장수하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십장생 굴뚝의 조각 표현물은 조선궁궐의 장식성 및 조형미를 갖추어 건물의 품격을 높인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