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아침, 광화문이 열리다(제15회)
(사진-16) 예비 임금의 기숙학교, 동궁 자선당
왕세자(王世子)의 전용공간(동궁)
차기 임금인 왕세자의 훈련 도장인 동궁에는 정전-계조당, 침전-자선당, 편전-비현각, 교육 담당-시강원, 경호 담당-익위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자선당과 비현각 등 2개의 전각이 남아 있다.
(가) 동궁(東宮)-자선당(資善堂)과 비현각(丕顯閣)
동궁 영역은 최상의 덕망과 자질을 갖춘 차기 임금을 배출하기 위한 왕재 기숙학교로,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생활공간과 왕세자의 훈련공간이 함께 있는 곳이다. 따라서 동궁은 임금의 영역인 정궁을 축소하여 정전(正殿), 편전(便殿), 침전(寢殿)에 해당하는 시설을 그대로 갖추어 장차 임금에 오를 때를 몸으로 익히도록 설계한 임금의 예비 공간이었다.
자선(資善)이란 “착한 성품을 기른다.”는 뜻으로, 차기 임금에 오를 세자가 군주의 도리를 익히고 덕성을 함유하라는 의미로 자선당이라 하였고, 비현(丕顯)이란 뜻은 "크게 드러나다"라는 뜻으로 교육을 통해 통 큰 왕재에 이르라는 뜻으로 비현각이라 명명했다. 자선당은 세자와 세자빈이 거처하는 개인적 생활공간인 침전이고, 비현각은 세자가 스승을 모시고 왕도(王道)를 연마하며 국가 통치를 실습하던 편전에 해당한다.
자선당의 첫 입주자이며, 가장 오래 거주한 세자는 5대 임금인 문종(文宗)으로 28년을 이곳에서 왕세자로 지내며 가장 철저하게 제왕의 길에 대해 수련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체질이 병약하여 임금에 오른 지 2년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문종은 고려 최무선이 발명한 주화(走火)를 그의 아들인 최해산과 함께 획기적으로 개량하여 신기전(神機箭)이라는 다연발 로켓포를 만들었는데, 신기전은 한 번에 100여 발의 불화살을 2km까지 발사할 수 있는 위력적 무기로, 세종이 4군 6진을 설치하여 두만강과 압록강을 국경으로 확정 지은 것은 신기전이 있어 가능했다. 또한 조선이 한 때 자치령으로 관할하던 일본의 대마도 역시 신기전의 위력으로 정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