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주(周)나라가 쇠락해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다. 중국사상이 꽃피는 시기였고, 이 시대의 사상가들을 제자(諸子)라 하며 그 학파들을 백가(百家)라 부른다. 사기(史記)에 의하면 제자 백가 중 철학사상에 특히 기여한 것은 유가(儒家)·묵가(墨家)· 법가(法家)·도가(道家)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유가(儒家)는 공자(孔子)를 시조로 중국의 전통적인 정교일치(政敎一致) 사상을 받들고, 인(仁)의 도덕을 최고 이념으로 하여 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를 목적으로 하는 윤리학·정치학으로서, 동양 철학사상의 중추적 역할을 한 사상이다. 그의 제자들은 공자 사후, 그의 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논어(論語)>라 하였다.
묵가(墨家)는 묵자(墨子)를 시조로 하며, 유가(儒家)의 주요 경쟁 상대였다. 묵자는 겸애(兼愛) 사상을 가르쳤는데, 겸애는 조건 없이 사람들 전체를 사랑하고 서로를 이롭게 하는 사상을 말한다. 즉 상호간의 주체성을 인정하면서 중국 최초로 공리주의적(功利主義的) 사상체계를 건립했다. 유가(儒家)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인 인(仁)은 사랑을 중심으로 삼았지만, 임금, 주인, 남자 등은 귀하고, 백성, 하인, 여자들은 비천하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녹아 있지만, 묵자는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공격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못 살게 굴고, 귀한 자리에 있는 자가 미천한 자리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부리는 것은 사람들이 차별적인 사랑을 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법가(法家)는 법치 리더십의 창시자인 한비자(韓非子)에 의해 주창된 사상으로, 부국강병과 왕권의 강화를 위해 유가(儒家)의 예치(禮治)가 아닌 신상필벌의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법치(法治)를 주장한 제왕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사상이다. 중국 역사에서 수많은 나라가 법가(法家)를 통치수단으로 삼을 정도였다. 한비자의 통치 이념은 법(法)과 술(術), 세(勢)라는 세 가지 요건이다. 법(法)이란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지켜야 할 원칙이나 법률을 의미한다. 술(術)은 통치자가 가슴에 품고 있다가 부하를 통제하고 조종하는 데 쓰는 것을 말한다. 세(勢)는 법과 술을 행하려고 할 때 통치자가 가지고 있어야 할 권세를 말한다. 부하가 상관의 명령을 따르는 것은 상관이 가진 권한 때문이다.
도가(道家)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노자(老子)는 춘추전국시대 말기, 공자와 함께 동시대를 풍미한 중국 고대의 대표적인 사상가다. 노자는 우주의 절대적 존재를 무(無)라고 여기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강조하며 삶과 정치, 세상을 논했다. 무(無)란 구체적인 모습은 없지만 이 세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영역인 것이고, 유(有)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말하는데, 이 둘의 긴장과 공존이 세계를 구성한다고 노자는 보았다. 그리고 이 유무상생(有無相生)을 도(道)라 하였다.